서울 아파트 매물 폭발

지난 2월 9일, 정부는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할 때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는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실거주 의무 때문에 매매가 어려웠던 전세 낀 매물(갭투자 매물 등)의 거래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전날 대비 1300건 이상 증가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과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을 고려해 매물을 빠르게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 송파 헬리오시티 등 주요 단지 호가 하락세

​매물이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눈에 띄는 호가 하락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파구 가락동의 대표 대단지인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110㎡ 매물 호가가 30억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거래가보다 약 5억 원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잠실 지역에서도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며 호가를 수억 원씩 낮춘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공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매수 우위 시장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2. 전월세 매물 감소라는 예상치 못한 그림자

​하지만 매매 시장 활성화 이면에는 전월세 시장의 위기가 숨어 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아파트를 전세로 돌리는 대신 매도를 선택하면서, 서울 전역의 전월세 매물은 오히려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 ​전월세 매물 현황: 2월 10일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약 3만 9642건으로, 올해 초 대비 약 10.7% 감소했습니다.
  • ​외곽 지역 타격: 노원구(-34.7%), 구로구(-29.1%), 동대문구(-29%)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전세 매물 감소 폭이 특히 컸습니다.
  • ​대단지 품귀 현상: 2000가구가 넘는 일부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강북구 SK북한산시티(3830가구)는 전세 매물이 단 6건에 불과했습니다.

3. ​전문가 제언 및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물건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단기적으로 임차인들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월세 매물까지 줄어들면 전세금 상승 압박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 추가 축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가 매매 시장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부동산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